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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ing in US/Smart consumption

폐차의 경험

2011.9.30 저녁 6시 반.  오랜만에 그린페퍼에서 맛난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비는 살짝오는 듯 마는 듯한 날씨였고, 날은 이미 해자 저물어 어두워져있었다. 1차선에서 2차선으로 차를 옮기는 순간 굉음과 함께 충격이 있었고, 어~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차는 커브사이드를 넘어가 교회 건물의 잔디밭에 안착해 버렸다. 

내차는 좌측 조수석 문이 완전히 찌그러져 있었고, 유리창은 산산조각 났고, 사이드미러는 날아가 버렸다. 좌측 앞바퀴의 휠도 충격을 받은 것 같았고, 앞 범퍼도 손상이 갔다. 내 차와 접촉한 상대방차는 앞범퍼 및 운전석 보닛쪽이 찌그러져 있었고, 운전석의 에어백도 디플로이 되어 있었다.

나는 차에서 내려, 받은 충격으로 어리버리 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중년의 부부가 친절하게도 멈추어서서, 다친 사람이 있는 지 없는 지 확인하고 있었다. 상대방 운전자는 여자였고, 좌석에서 내리지 않고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몇 분후에 구급차 소방차 경찰차가 동시에 도착했다. 상대방 운전자가 911 에 전화를 했는데, 셋트로 도착한 듯 하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연락도 안했는데, 어디서 듣보잡인 견인차도 하나 도착했다. 

여기서 잠깐, 내 생애 자동차사고는 크게 두 번 있었다.  하나는 한국에서 신호를 받고 멈추어 있는 나를 뒤에서 와서 받은 경우였다. 1000만원짜리였던 내 차는 수리비가 300만원이 나왔고, 나랑 와이프는 일주일간 목을 부여 잡고 나일롱환자처럼 신경외과에서 휴식을 취했다.

미국에서의 교통사고는 많이 달랐다. 일단 경찰이 와서는 맘은 편했는데, 인사사고 아니었기 때문에, 해준 거라고는 옆에서 상황이 클리어 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 그리고 두 운전자의 보험정보/면허정보/주소/연락처등을 손으로 적어 교환해 준 것 뿐이었다. 구급차와 소방차는 도착한지 1분도 안되어 돌아갔다. 한국 같았다면,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보상직원을 불러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견인 뿐. 

여기서 결정적인 실수를 한가지 하게 되었다. 차를 견인을 해야 할 것 같았는데, 어디로 할지도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언젠가 보험회사에서 연계된 견인차를 써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Geico에 전화를 하니, 이래저래 보험접수를 하고 계시다. 받은 충격으로 머리가 제대로 안돌아 가고, 빨리 자리를 피해 줘야 할 것 같은데, 세월아 내월아...
그런데, 이 듣보잡인 견인차가 말도 안했는데 차를 견인할려고 묶고 있는 게 아닌가. Geico는 그 업체가 제휴 업체인 줄 확신하지 못하겠다는 아리까리한 얘기를 할 뿐이었다. 듣보잡인 회사는 자기가 이 사업을 쭉 해왔지만 전혀 문제없다면서, 보험회사에서 다 비용처리를 할 것이라면서 믿으라고 했다.  그렇다. 보험은 풀 카버리지로 들어놓았고, 50마일 이내에서 내가 지정한 곳으로 어디는 가져다 주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보험회사랑 제휴가 안 되어있다면, 혹시 내가 우선 부담하고 청구해야 할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업체에다 차를 넘겨주었다. 그 자리를 황급히 뜨고 싶었기 때문이다. 춥기도 추웠으며, 상대 운전자도 있었고, 경찰관도 우리 때문에 가지를 못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금요일 밤에 견인된 내 차는 토요일 낮에 전화를 해서 Geico한테 견인해서 수리센터에 넣으라고 하니, 토요일이라서 듣보잡 업체에서 어떤 차인지 모른다고 해서 안된다고 했고, 월요일에는 전화를 받지를 않는다고 했고 , 그런식으로 딱 일주일동안 그 듣보잡 lot에서 일주일을 채웠다. 나중에 내가 받아본 비용은 무려 $400에 이른다. 물론 내가 비용을 부담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듣보잡이 Geico에 청구하는 금액이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 차는 수리비가 차 가격을 넘어서 결국 폐차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보험회사에서 산정한 내차의 가격은 $3800이었는데, 수리비가 $4000이 넘게 나온 것이다.  98년 형으로 15만마일을 뛴 차라서 폐차를 하고 싶어했었던 나로서는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폐차(total) 의 수순은 의외로 간단했다. 보험회사 직원(adjuster)랑 만나서, 매매계약을 하고 타이틀을 넘겨 주는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쳌을 받았다. $3800에 $500 공제금액을 제하고 내 수중으로 들어온 돈은 $3300 정도. 내가 그차를 지인에게서 $2400에 샀으므로 난 2년을 타고도 대략 $1000을 번 셈이었다. 

여기서 참고로, 미국에서 차를 팔고 사기 위해서는 공증이 필요하다.  대리점에서 할 경우, 대리점에 공증인이 있으므로 따로 공증을 할 필요도 없는데, 개인끼리 매매시에는 따로 공증인을 찾아야 하는데, 주로 많이 가는 곳이 AAA일 것이다. AAA에서는 공증을 따로 해주는데, 사실 그 가격이라면 AAA멤버를 가입하믄 가격이나 다르지 않았다. AAA멤버는 공증이 무료로 제공된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울며 겨자 먹기로 AAA 가입을 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이래 저래 , 미국에서 폐차 경험도 해 보게 되었다. 지나고 나니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생각은 되지만, 다시는 해서는 안될 경험이다.  항상 직진 우선 , 통행권 우선(right of way)를 명심심하고 운전을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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